아침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신문을 읽었습니다.
읽다가 한 초등학생이 쓴 작문에 눈이 갔답니다.
'삶이란 무엇일까?" 라는 거창한 제목아래 쓰여진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솔직담백한 글이
제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삶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태어나면 한번은 죽는다.
일찍 죽는 사람도 있고 오래 오래 사는 사람도 있다.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을 것이다. 나는 죽는 게 싫다.
왜냐하면 엄마한테 해 주고 싶은 것을 다 못해 주기 때문이다.
나는 엄아가 컴퓨터를 할 때마다 알아서 안마를 해준다.
그래서 나는 기분이 좋다. 하지만 죽으면 엄마한테 안마를 못해 준다.
나는 내 영혼이라도 남으면 안마를 해 주고 싶다.
그리고 또 엄마가 말씀하신 건데 엄마는 내가 없으면 못 산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도 엄마가 없으면 못 산다.
나는 사람이 왜 죽는 지 알고 싶다.
제 아이들도 가끔 제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엄마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할꺼야?"
그럼 저도 이 글속의 엄마와 같은 심정으로 말합니다.
"그런 말 하지도 마. 엄마는 너 없으면 못사니깐..."
무심코 하는 말 같지만 그 말속에는 얼마나 깊고 진한 사랑이 담겨있는 것인지
자식을 키워보지 못한 사람은 제대로 알 지 못할 것입니다.
불 속에 나를 던져서라도 자식을 구해내고 나는 타서 한 줌 재가 되어도 좋다는 마음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고서는 해낼 수 없는 생각입니다.
내가 그러하여듯이 우리 어머님도 나를 그렇게 끔찍히 사랑하셨겠지요?
왠지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자주 전화도 못드리고 찿아뵙지도 못하는 것이
죄스럽고 미안해지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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