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2년차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딸과 내 사진입니다. )
오늘 남편하고 결혼하고 몇 년째인가
세어보니 12년차 인 것 같습니다.
1994년도에 결혼했으니...
신혼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2년차라니...
시간이 넘 빠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돌이켜보니 너무 찰나처럼 짧은 시간이예요.
12년이라는 것이.
그리고 생각해보니
남편하나는 참 천생연분을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나이가 차서
선을 봤는데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남자를 만나서
이 남자라면 그래도 편하게 살겠다, 직장도
괜찮고...
그렇지만 사랑한다는 감정같은 건 없었고,
그래서 결혼하기 전까지 마음이 많이 왔다갔다 했는데..
살아보니 정말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이고
단지 술을 너무 좋아해서 가끔 너무 속을 태운다는 것을 제외하곤
12년동안 절 너무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담주가 자격증 시험이고 그 다음 다음 주도
컴퓨터시험에서 가장 어렵다는 컴할1급 시험을 준비하느라
요즘 제가 많이
바쁘답니다.
직장은 직장대로 보육료일 때문에 바쁘고...
해서 정신없는데,
남편이 이번 주말은 책임지고 주부가 되었습니다.
회덮밥에, 인스턴트지만 짬뽕도 만들고,
삼겹살을 구워서 아이들 챙겨먹이고
설겆이도 반들반들하게 딸래미하고 둘이서
어찌나 말끔하게 해놓았는지요.
직장나간다고 기를 쓰고 반대하던 사람이
서서히 바뀌더니 이제는 제가 마음놓고 일을해도
될 만큼 가사분담을 해주니 어찌나 고마운지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그와 함께 데이트를 했습니다.
회사가 폐업을 해서 의류를 싸게 내놓았다는 공장에
둘이서 봄 옷도 고르도 손잡고 천냥하우스에
둘러 이것 저것 고르는 재미가
솔솔했습니다.
집에 와서는 그가 베란다에 벤치프레스와 여러
무게의 바벨들로 꾸며놓은 간이 헬스장에서
서로 같이 운동도 하구요.
부부가 서로 운동을 하게 되면
서로의 운동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한사람이 게으름을 피우며 서로 챙겨주고 밀어주고
댕겨주고
또 상당히 말하기는 그렇지만,
부부관계에서도 늘 신혼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그는 제게 제 귀에 대고 나즉히 속삭이더군요.
"사랑해 정숙아~"
그럴때마다 전 쑥쓰러워서 그녕 "me too..."
라고 하고 맙니다.
전 왜 그렇게 사랑한다는 말이 쑥쓰러운지요...
이제 곧 저녁을 할텐데
그가 주무한 건 참치김치찌개.
우리 가족들이 제일로 좋아하는 음식중의 하나인데
맛있게 보글보글 끓이고 맛깔스런 반찬 만들어
사랑의 저녁 밥상을 차려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