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하늘이 흐리더니 급기야는 비가 뿌리더군요.
아파트 15층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오산초등학교 운동장에 버스들이 가득합니다.
오늘은 오산초등학교 전교생이 체험학습을 떠나는 날.
그런데 날씨가 이렇게 궂어서야...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있기에 심상치 않는 날씨가 못내 걱정스러워
자꾸 자꾸만 창 밖으로 아이들이 있는 쪽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러다 교육청에 나서기 위해 단장을 나섰습니다.
솔직히 오늘은 아이들이 모두 체험학습을 떠나서
수업이 없기에, 한 숨 늘어지게 자고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또 소중한 시간을 헛되어 흘려보낼까봐
자꾸만 게을러지는 마음을 다잡고 얼른 준비를 한 것입니다.
저는 현재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선생님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컴퓨터 강의를 한지는 불과 1년 남짓.
모두들 저보고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 점은 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처음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4개월간의 '전산보조양성교사'과정을 배우면서
수료하자마자 바로 그곳의 컴퓨터강사로 발탁이 되었던 점,
이어서 구미시청 소속 정보화 강사로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인터넷 신문에도 제 소개가 날 만큼 인정을 받았던 점,
이어서 바로 초등학교 특기적성 선생님으로 일하게 된 점.
어쩌면 초고속으로 승진을 한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평범한 주부에서 제가 그렇게 되기까지는 정말 저 나름대로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처음 컴퓨터를 배우던 날 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는 저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수업준비를 해왔습니다. 보통 새벽 3~4시까지 공부하면서 주말이면
컴퓨터 자격증 시험을 치러 다녔습니다.
그렇게 해서 불과 1년만에 컴퓨터관련 자격증 10개를 취득했고 정보통신윤리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 보기에는 단기간처럼 보이지만 저에게는 무척 힘들면서도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내가 좋아하는 컴퓨터였기에 밤을 새워도 힘이 들지 않았고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졌었나봅니다.
이제 저는 막 시작입니다.
이제부터 저는 더 많은 노력을 할려고 합니다.
방송통신대학교에도 들어가 보다 심도있게 컴퓨터공부를 하면서
아직도 취득해야 할 자격증이 몇 개 더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저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습니다.
또 뭔가 할 게 있다는 게 살아가는데 큰 에너지가 됩니다.
그런 에너지를 가슴에 품고 오늘은 교육청에 특기적성 강사로 등록을 하고 왔습니다.
굉장히 많은 서류들 떼네면서 두 어번씩 왔다갔다 했지만,
오늘 교육청에 들어가 보니 제 이름 석자가 강사등록원부에 떡 올라있었습니다.
그걸 보니 또 감회가 새롭고...
이제서야 진정한 컴퓨터선생님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저는 단지 지식만 가득한 선생님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사랑으로서 가르치는 선생님, 아이들을 떠나 항상 제게 교육받는 분에게는
컴퓨터를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할 겁니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치려고 하는 군요.
인생이란 그런 거 같습니다.
비가 치고 천둥이 쳐도 굴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꿋꿋이 가다보면
언젠가는 밝은 햇살을 만난다는 거...